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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과] 2010 캐나다, 석민정

2010-10-21 19:46:32

작성자 : 석민정

조회수 :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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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내일이면 캐나다로 떠나는 구나’ 이 생각을 한 지도 벌써 한 달하고도 반이 지났다. 처음에 내가 캐나다에 가게 된다고 생각에 그저 좋고 들뜬 기분뿐이었다. 하지만 출국일인 7월 11일이 다가올수록 기대보다는 걱정과 불안이 더욱 커져만 갔다.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모든 것 하나하나가 고민이었고, 심지어 가기 싫다는 생각까지도 하였다. 비행기를 타서 12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애들과 이런 저런 애기를 하며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서 캐나다에 도착했다. 그런데 수하물을 찾으려 한참을 기다렸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내 짐이 없는 게 아닌가! 완전 황당 그 자체였다. 이 일을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정경순 교수님께서 처리해 주셔서 매우 든든하고 감사했다.
 조를 나누어서 각자의 홈스테이 집에 데려다 주는데 영어만으로 적힌 표지판을 보니 신기하고 캐나다에 왔다는 게 실감났다. 내 홈스테이 집에 다가갈수록 심장이 요동치고 홈스테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걱정됐다. 긴장 백배인 상태에서 차에서 내렸는데 집이 너무나 예뻤다. 그 중에서도 현관문에 빨간색 큰 별이 달려있었는데 매우 인상 깊었다. 집에 들어서니 주인아저씨가 반갑게 날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주인아저씨는 배가 나오고 노란 티를 입고 있어서 마치 곰돌이 푸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웃는 모습이 멋지고 유머러스한 매력적인 남자였다. 아저씨가 집 안을 설명해주는 도중 주인아줌마가 오셨다. 주인아줌마도 파란 눈이 예쁜 친절한 분이셨다. 그 집에는 나 말고도 세 명이 더 홈스테이를 한다고 했다. 그 중 한 명은 나보다 1주일 뒤에 온다고 했다. 나는 동양인이길 내심 바라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모두 서양인이었다. 나보다 먼저 온 2명은 브라질인 이었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우물쭈물하는 내가 귀여워보였는지 귀엽다고 칭찬해주었다. 그 날 저녁에는 파스타를 먹었는데 나 혼자만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언어장벽의 한계를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저녁을 먹고 전화기를 빌려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낯선 환경에 낯선 사람들만 가득하고 짐도 잃어버린 상태라서 서러움에 울컥하고 울어버리고 말았다. 
 다음 날 LSC에 가기 위해 브라질인 2명과 함께 집을 나섰다. 나도 그들도 모두 처음이라 길을 헤매고 헤매어 버스를 타고 스카이트레인을 타서 LSC에 도착했다. 원래 8시 30분까지 왔어야 했지만 나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지각을 했다. 겨우 1일 만에 만나 아이들이 마치 1년 만에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무엇보다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34의 아이들이 모두 어제 겪었던 일을 말하느라 교실이 시장처럼 시끄러웠다. 우리는 레벨테스트를 받았는데  LSC의 직원들과 1:1 면담 시간도 있었다. 외국인과 직접 1:1로 대화를 하려하니 당황해서 내가 알던 쉬운 단어도 생각나지 않아 답을 잘 하지 못했다. 그래서 레벨 1부터 10까지 중에서 레벨 2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LSC를 마치고 아이들과 백화점이나 옷가게를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가는 데 길을 모르겠어서 거의 한 시간이나 헤매다 홈스테이 집의 빨간 별을 발견했다. 그 별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집에 도착해보니 잃어버린 내 짐이 도착해 있었다. 캐리어가 좀 망가지고 흠집이 났지만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겼다.
 LSC에서의 수업은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비록 내가 처음 2주 동안 있었던 반에는 김천과학대학 아이들이 거의 90%가 차지했지만 선생님도 재미있고 다양한 활동과 게임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매주 금요일마다 시험을 쳤는데 2주 후에 다행히 레벨 3으로 올라갔다. 레벨 3에서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사우디아프리카, 타이완, 멕시코, 스위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캐나다로 왔다고 한다. 부부끼리 또는 형제끼리 또는 친구끼리……. 보두 가지각색이었다. LSC의 선생님들은 친절했다. 만약 우리가 선생님의 말을 못 알아들었다면 조금 더 쉬운 단어로 몇 번이고 또 다시 설명해 주었고, 수업이 지루하지 않도록 노래도 틀어주셨다. LSC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과 메트로타운, 캐나다플레이스, 스탠리파크 등 여러 명소를 구경하고 캐나다의 큰 축제인 불꽃놀이도 즐겼다. 그 중에서 스탠리파크라는 아주 큰 공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해변을 따라 돌았다. 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 따뜻한 바람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런데 스탠리파크가 너무 커서 친구 중 한 명이 길을 잃어버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밴쿠버 투어를 하고 나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도중 한국해군들을 만났다. 해군들은 캐나다를 시작으로 세계 일주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북벤쿠버에 가서 해군아저씨들도 만나고 배 구조도 설명 듣고 사진도 찍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두 곳의 병원도 견학했는데 견학 후에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이 더욱 커진 것 같았다. 나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긴 시간인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언제 한국으로 가나’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캐나다 생활에 점점 적응되고 익숙해지면서 한 달이 눈 깜빡 할 사이에 지나갔다. 홈스테이 사람들과도 금세 정이 들어서 집에 갈 때가 다가오자 아쉬운 마음뿐이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을 사고 짐도 조금씩 챙겨가면서 한국으로 돌아 갈 준비를 했다. 한국으로 떠나는 날 홈스테이 주인들과 헤어지는데 겨우 한 달 뿐이었지만 오랜 시간 같이 살았다가 헤어지는 것처럼 아쉬웠고, 아줌마와 아저씨가 해주시던 음식과 같이 나눈 대화들이 생각났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가 7사간 연착되어 우리들은 의자위에서 먹고 놀고 자며 노숙 아닌 노숙을 했다. 오랜 시간 후에 한국에 도착해서 느낀 것은 ‘덥다’라는 것이었다. 날씨 좋고 화창한 캐나다에 있다가 후덥지근하고 비 내리는 한국에 오니 적응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엄마, 아빠, 오빠를 보고 편한 우리 집에 오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나는 내년에 우리처럼 어학연수를 가게 될 11학번 후배들에게 그렇게 걱정 할 필요 없다는 것과 홈스테이 식구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한다면 알차고 즐거운 한 달이 될 거라 굳게 믿는다. 나는 이번 탈도 많았고 그만큼 추억도 많았던 캐나다 생활이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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