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생활

해외연수체험기

[간호과] 2010 캐나다, 박민정

2010-10-21 19:42:09

작성자 : 박민정

조회수 : 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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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8시 반, 우리는 모두 학교 운동장에서 모여 다 함께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하였다.
그렇게 3시간여쯤을 달려 공항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면세점도 구경하며 자유 시간을 가진 후, 입국심사를 통과해 설렘과 기대감에 부풀어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탔다. UNITED 항공사 비행기라 외국인 스튜어디스들 밖에 없어서 처음엔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이 들었지만, 한국의 스튜어디스들처럼 외모나 체형들에 제한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2번의 기내식과 간식을 먹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여 수하물을 찾아 또다시 벤쿠버행에 짐을 부치고 벤쿠버행 비행기를 탔다. 1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라 그런지 샌프란시스코로 올 때 탄 비행기보다는 크기가 작았다.

그렇게 거의 13시간 만에 벤쿠버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시던 유학닷컴 사람들과 만나서 기념사진을 찍고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각자의 홈스테이로 데려다 주셨다. 운전사 분이 내 홈스테이를 못 찾고 헤매시는 바람에 원래 약속시간보다 한참이나 늦게 도착하였다. 그래서 홈스테이 주인이 문 앞에 나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첫 인상은 그냥 한 마디로 무서웠다. 백인에다가 포근한 이미지일 줄 알았는데, 동양인에다가 쫄쫄이 바지를 입고 계셔서 당황스러웠다. 도착하자마자 짐은 대충 풀어놓고, 저녁을 먹은 후 내일 갈 학원으로 가야하는 길을 가르쳐 주신다며 같이 다운타운에 가자고 하셨다. 처음 타보는 sky-train, 동네 길, 다운타운 거리들이 모두 다 신기하고 새로웠다.

그 다음 날, 어제 기억을 떠올리며 앞으로 다니게 될 LSC에 도착하여 OT를 듣고, 시험을 쳐서 반을 나누었다. 오후 C class엔 speaking 수업을 하였는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연령대 제한 없이 섞여 어울리며 공부하고 얘기도 하며 재미있었다. 비록 영어 수준은 좀 낮았지만, 그래도 다들 큰 어려움 없이 얘기하며 놀았다. 그리고 벤쿠버에 한국인들이 생각 했던 것 보다 너무 많이 살고 있었다. 한국 마트인 H-mall과 한국식당 거리가 있을 만큼..
처음에는 홈스테이에서 아침을 내가 알아서 차려먹어야 해서 암담했다. 콘프라이트도 정말 맛이 없었고, 아이스크림인 줄 모르고 그걸 전자레인지에 돌린 적도 있었고.. 딸기잼을 바른 베이글과 계피 머핀, 덜 익은 딸기들도 먹었었는데 도저히 다 먹기가 그래서 변기통에 몰래 버리기도 하였다. 그래도 하루하루 지나면서 많이 발전하여서 구운 와플에 시럽을 뿌려 먹기도 하고, 과일을 찾아 먹기도 하였다.

한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밖을 돌아다니며 놀았다. downtown, Robson거리, china-town, metro town, 잉글리시 베이, gas town등 벤쿠버 곳곳을 돌아다니며 하루하루 되게 즐거웠고 매일 느끼는 것들이 늘어갔다. 한 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을 몇 개 얘기해 보자면 gas town에 정말 유명한 스파게티 레스토랑이 있다고 하여 친구랑 들뜬 마음으로 가서 자리가 빌 때까지 기다려가면서 스파게티를 시켜먹었는데 이게 무슨..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느끼한 파스타는 처음 먹어보았다. 웨이터에게 추천 메뉴를 받아서 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최악이었다. 돈이 너무 아까워서 먹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한국의 매운 음식들이 너무 간절해지는 순간이었다.

아, 그리고 처음 벤쿠버에 왔을 때, 새들이 너무 많아서 완전 놀랬다. 쉽게 가까이서 볼 수 없던 갈매기들도 여기선 주위만 둘러보면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새들이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새들 때문에 깜짝깜짝 놀랐고, 달리는 차 앞에서도 너무 당당해 하는 모습에 완전 신기했다. 친구랑 길거리 계단에 앉아 wrap을 나눠 먹고 있다가 고기 한 조각을 흘리니 갈매기 한 마리가 눈치를 보며 우리 쪽으로 오는 것이었다. 우리가 무서워하며 자리를 피하자 냉큼 그 고기를 주워 먹고는 또 다시 눈치를 살피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순간, 갈매기의 똑똑하고 얌채 같은 면에 놀라 갈매기가 새로워 보였다.

나의 한 달간의 벤쿠버 생활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stanley park에서 애들이랑 자전거를 탄 것이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자전거를 타 본 경험이 없어서 두려웠지만, 한 번 타보자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인 언니가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자전거 렌트샵에 가서 자전거도 빌리고 공원 입구로 향하였다. 8명의 아이들이 차례차례 출발하고, 나도 출발하였다. 처음에는 좀 힘들어서 허둥지둥 대다가, 곧 균형을 잡고 신나게 달렸었다. 그런데 초보인 나로서는 한 번 멈추면 다시 출발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멈추지도 않고 계속 달려서 중간지점에서 애들이랑 만났을 때는 내가 1등이었다. 조금 쉬다가 다시 출발하였는데 그 전보다 길이 너무 좁은데다가 자동차도로도 바로 옆에 있어서 나랑 반대로 오는 사람들이랑 매번 부딪힐 뻔하여 피하다가 자동차 도로로 떠밀려 가서 외국인 아저씨분이 자전거를 대신 끌어 올려주시기도 하고.. 바위에 혼자 부딪혀 자전거가 넘어지기도 하고.. 내가 앞에서 너무 천천히 가서 자전거 잘 타는 외국인들이 오른쪽으로 지나가겠다는 말을 난 매번 잘못 알아들어서 내가 오른쪽으로 지나가서 실수도 하고.. 아무튼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계속 앞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런데 계속 가다보니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내가 서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급히 지나가는 외국인들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내가 stanley park 입구를 지나쳐왔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6km나.. 폰도 정지된 상태였고 몸도 여기저기 다 아프고, 자전거도 체인이 고장 나 버리고.. 정말 최악이었다. 지나가던 외국인 부부에게 전화를 빌려 친구들과 연락이 닿았을 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이 날 ‘Excuse me’만 50번 넘도록 하면서 길을 묻고 또 물어서 자전거 렌트샵 까지 찾아갔었다. 자전거 렌트비만 $30내고 3시간 만에 친구랑 상봉하였다. 이 날은 정말 별로였지만, 느낀 것이 정말 외국인들은 친절하다는 것이었다. 아이폰으로 지도까지 찾아주면서 내가 가야할 길을 찾아 주었고, 고장난 자전거도 수리해 주셨고, 전화도 빌려주시고 정말 외국인들의 친절을 몸소 제대로 느낀 날이었다.

2번의 캐나다 현지병원 체험학습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웬만하면 입원해야 하는 그런 제도가 아닌 각자의 집에서 쉬면서 방문 간호사가 파견되어 돌보아 주기 때문에 병원 규모가 작더라도 기술과 실력은 우리나라의 큰 병원의 실력 못지않다는 것, 의료비를 나라에서 전적으로 부담해 준다는 것, 노인을 위한 시설병원이 많다는 것, 병원 분위기가 삭막하지 않고 되게 안락하고 포근하며 약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 우리나라 간호사들의 3교대와 같은 열약한 조건들과는 다른 우대 조건에다가 연봉도 우리의 2~3배라는 것들이 제일 인상 깊었다.

밴쿠버 시내관광과 빅토리아 투어도 정말 재미있었다. 그 전에는 몰랐던 곳이었거나, 우리끼리는 가기 힘든 곳들을 이렇게 같이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특히 빅토리아 관광이 기억에 남는다. 의사당이 정말 그림처럼 너무 아름다웠고 밀랍 박물관도 인상 깊었다. west 마을의 궁전 같은 집들도 잊혀 지지가 않는다. 아름다움으로만 비교하자면 밴쿠버 보다는 빅토리아가 더 좋았다.

한 달이 이렇게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밴쿠버 여행을 통해 배웠다. 한국으로 막상 돌아 올려고 하니 마음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 집과 가족들이 그리웠지만 밴쿠버의 화창한 날씨를 포함한 모든 것들이 너무 좋아서 너무 너무 아쉬웠다. 크루즈 파티, 영화관 과서 자막 없이 외국 영화 보기, LSC 근처라 자주 갔던 팀홀튼의 아이스 카푸치노, 세븐일레븐의 아이스커피, 홈스테이 주인과의 저녁식사, 내 방의 퀸 사이즈 침대, 샤워 부스, 옷 방, 나랑 같이 홈스테이 했던 친구, LSC 학생들, 신발 신고 집 안에서 생활했었던 이런 사소한 모든 것들이 아직도 떠오르면서 정말 하나하나가 그리워진다.

단수여권이라 시애틀 못 갔었던 것은 정말 지금도 아쉽지만, 우리 학교의 막대한 지원으로 이렇게 정말 행복한 밴쿠버에서의 한 달을 보내게 되어서 정말 좋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덕분에 보는 눈이 더 넓어지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해소되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계속 실행하여 보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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